안녕하세요. 오늘은 저 자신이 최근에 코로나(covid-19)의 증상으로 추정되는 일시적인 후각 마비를 처음으로 겪게 되면서 향기요법(아로마테라피)으로 후각의 회복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아무 냄새도 느껴지지 않던 순간
지지난주에 좀 많이 무리를 했더니 목이 살짝 아프면서 몸살끼가 있었습니다. 열이 나고 몸이 쑤셔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어요. 의사 선생님께서도 별다른 말씀 없으셨고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습니다. 평상시엔 약 복용을 즐겨하기보다는 간단한 아로마 사용으로 케어를 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엔 근육통이 심해서 초기부터 약을 복용했어요. 이틀만에 그럭저럭 제 증상은 감기 몸살 같은 순서대로 진행이 되었고 가장 마지막이 콧물과 고막힘이었어요. 그런데 컨디션이 꽤 나아지고 콧물도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인지하게 되었답니다. 물론 코로나가 대 유행하던 시절부터 2025년인 지금 현재까지 두어 번 가벼운 감기 증상이 있긴 했지만, 그런 와중에도 냄새는 잘 맡았어요. 살면서 냄새를 장기간 못 맡는 경험을 그다지 해 본 적이 없었기에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었답니다. 순간 저는 많이 당황했습니다. 이것저것 냄새를 맡아보아도 아주 가까이 코에 갖다 대지 않으면 향이 느껴지지 않는, 희한한 경험을 하루아침에 하게 되었으니까요. 더 이상한 건 한 이틀 앓으면서도 식욕은 있었는데 증상이 코로 옮겨 오면서 갑자기 식욕이 없어지는 걸 느꼈답니다. 아무 향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단순한 감각의 부재가 아니라 감정의 단절과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없는 큰 일일 수 있다는 걸 그때서야 뼛속 깊이 느꼈습니다. 늘 아로마 강의를 하면서도 지식은 머릿속에 들어있지만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랄까요. 순간, 제가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후각 마비로 다른 분들께서 어려움을 겪었을 때에 공감보다는 아로마 사용 방법론에 대해서만 설명드렸던 제 과거가 반성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역시 남의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면 본인도 그런 류의 고통에 대한 경험이 있어야 진정성있는 공감이 가능하겠구나' 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후각은 회복이 가능한 뇌신경이다
후각은 인체의 12개 뇌신경 중 제1 뇌신경(Cranial Nerve I)이라고 합니다. 그 수용체는 비강 상부에 위치해 뇌와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다행히 놀랍게도 후각신경은 신경세포 재생 능력이 가장 뚜렷하게 확인된 감각신경 중 하나라고 합니다. 신경세포가 주기적으로 교체되며(약 30~60일 주기), 훈련과 자극을 통해 회복 경로를 다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고 해요. 제가 아로마를 좋아해서 매일 사용하다 시피하고 또 강의를 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더디게 회복되는 것을 기다리기보다 이번 계기를 통해 아로마로 후각 회복 훈련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조사를 하며 계획을 세워 봅니다.
후각 훈련의 근거
“후각 훈련(olfactory training)은, 특정 향을 규칙적으로 맡으며 후각 신경 회복을 유도하는 재활 기법”이라고 합니다. 후각 훈련이란 개념은 독일의 후각학자 Thomas Hummel 교수에 의해 2009년경 최초로 정립되었고, 그 후 수십 편의 임상 논문과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후각 회복의 1차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특정 향기를 규칙적으로 맡으며 후각 수용체와 뇌 회로를 자극하는 표준화된 치료법이라고 하는 이 훈련법은 Hummel 박사의 연구를 시작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여러 후각학회와 이비인후과 가이드라인에서도 “코로나 이후 후각 회복의 1차 치료법”으로 권장되고 있다고 합니다.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표로 정리해 보았으니 참고하세요.
🇩🇪 독일 후각연구센터 (Dresden Smell and Taste Clinic) | 후각 훈련은 1차 치료법으로 권장 |
🇺🇸 미국 American Academy of Otolaryngology | 후각 상실 초기에는 약물보다 훈련법 우선 적용 |
🇬🇧 영국 ENT UK | Covid-19 후유증 후각 마비 환자에게 훈련 가이드라인 제공 |
🇫🇷 프랑스 ANOSMIE.ORG | 정기적 향 노출은 신경 재생 유도에 효과적 |
후각 회복 중 나타나는 반응들
증상이 나타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며칠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저는 다시 냄새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멀리서 나는 향은 여전히 다소 희미하게 느껴지고, 코막힘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도 있기에 약간의 조바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가까운 향을 맡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회복의 징조라는 희망으로 여러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후각은 원래 단계적으로 회복된다고 합니다. 가까운 향>>먼 향>>미묘한 향(섬세하고 흐릿한 향)이 순서대로 민감도가 돌아오며, 중간에 향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왜곡(parosmia)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이 또한 회복과정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아로마 향을 빨리 즐기기 위해서 그리고 이 무기력함과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아로마를 사용한 후각 훈련을 실천해 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후각 마비에는 페퍼민트 또는 바질 향을 사용한다는 책 속의 정보에서 조금 더 확장한 정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아로마 오일로 하는 후각 훈련 루틴
후각 훈련에 사용되는 향기는 대부분 식물 유래 천연 향, 즉 에센셜 오일로 가능합니다. 순수한 에센셜 오일은 다양한 치유적 효능이 있으니 후각 훈련에는 품질이 보장되어 있는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시기를 권장해 드립니다. 에센셜 오일은 일반적으로 감각적 특성에 따라 꽃향, 과일향, 허브향, 향신료향 등으로 구분되며, 이는 후각 자극 훈련 시 유용한 기준이 됩니다. 우리가 실제로 가지고 있을 법하고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 몇 가지 에센셜 오일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루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때 따뜻한 스팀 흡입, 코세척, 수분 섭취 등으로 점막 환경 정비도 병행해 주면 좋습니다.
기본 방법
- 하루 2회 / 향 4종 / 12주 이상 지속
- 각각의 향을 20~30초 정도 맡으며 기억, 감정, 이미지와 연결
- 향의 종류는 다양한 후각 회로를 자극하는 조합이 좋음
추천 향과 작용
꽃향(Floral) | 라벤더, 로즈, 제라늄 | 감정 안정, 향 기억 자극 |
과일향(Fruity) | 레몬, 오렌지 | 신경 자극, 집중 |
허브향(Herbal) | 유칼립투스, 로즈마리 | 상기도 개방, 에너지 |
향신료향(Spicy) | 정향, 시나몬 | 자극 강함, 신경 활성화 |
먼저 증상이 나타난 지 채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까지 완벽에 가까운 회복은 아니라 결론을 말씀드리기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가 느끼는 점과 상황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하루에 수 회 레몬, 로즈제라늄, 로즈마리, 클로브 오일로 수시로 향기를 맡고 이미지를 상기하는 훈련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 현재는 제법 먼 곳에서 나는 익숙하고 명료한 냄새(미역국 끓이는 냄새, 락스 세제 냄새 등)는 느낄 수 있는 정도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또한 가까운 거리에서는 거의 모든 향을 느낄 수 있고 구분도 가능합니다. 다만 음식을 먹을 때는 예전처럼 그 향이 완전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데 이 또한 후각과 미각의 통합 지각 (flavor perception) 기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증상이라고 하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하고 다소 여유있는 마음으로 후각 훈련을하고 있습니다. 에센셜 오일은 단순한 향기가 아니라, 몸과 감각을 다시 연결하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후각을 잃었던 시간이 무기력하고 슬프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분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저 또한 이번의 귀한 계기를 통해 앞으로는 다른 분들을 더욱 공감하며 도움드릴 수 있는 성장의 시간이 되어서 감사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의 긴 글도 유용하시길 바라며 덕분에 저에게도 의미 있는 또 하나의 기록이 남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로마테라피로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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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 아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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